트론: 새로운 시작

트론을 보고 왔습니다. 본 건 좀 지났는데... 이제야 글을 쓰네요.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번 영화의 OST를 담당했다는 DAFT PUNK의 derezzed PV를 보고 엄청난 기대를 품었습니다. PV는 정말 괜찮아 보였거든요. 노래도 좋고. 영상 분위기도 좋고.


그래서 OST가 발매되었을 때는 먼저 OST부터 듣고 나서 영화를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벅스 뮤직에서 구입해서 트랙 순으로 들어봤더니, ...뭔가 좀 아닌데?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기들 통짜 앨범도 아니니까, 애초에 DAFT PUNK스러운 노래로 꽉찬 걸 기대한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평범한 노래 뿐이라니. 조금 불안해지더군요.


불안한 마음에 영화를 보러 가기전에, 아주 살~짝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더니...
"내 돈 내 놓아라" 라는 평이 1위. 오오.
좀 더 찾아보니 영화 완성 후 디즈니 내부 시사회를 했다가, 바로 픽사 인원을 데려다가 재촬영도 했다는군요. 이건 망작의 스멜이 넘치는데요. 그렇다면 안 보러 갈 수 없지. 어중간한 영화는 인정할 수 없지만, 대박으로 망했다면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저의 본능입니다.


그래서 보러갔습니다.
이제부터는 스포일러 한 가득



저는 전작을 안봤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전작을 전혀 모르고 영화를 보면 좀 헷갈리겠더군요. 화면에 3분도 안나오는, 그마저 얼굴도 한번 안나오는 검은 헬멧 주황색 인간(?)이 뜬금없이 이름이 트론이랍시고 나오는데, 이런 비중없는 놈 이름이 왜 영화 제목이야? 싶을 듯. (써놓고보니, 전작 내용을 알고 있더라도 불합리하군요. 이번 작에서 트론은 하는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뭐, 암튼 이런 영화가 초반은 뭐 언제나 그렇듯...아버지의 실종, 그리고 홀로 자란 아들의 대단함으로 시작해줘야죠.
천재인 아버지(케빈 플린)의 아들 답게, 샘 플린의 IT 재능은 소프트웨어 회사를 간단히 해킹하는 정도의 능력. 육체적 능력을 보자면 바이크도 신나게 잘 몰고 빌딩에서 낙하산 하나 메고 어기여차~ 뛰어 내릴 정도의 담력. 경찰서 물품 보관실의 직원과 서로 친구처럼 이름불러가며 지낼 정도로 사고뭉치지만, 그 깊은 마음 속에는 '소프트웨어로 돈 벌 생각하면 안됨, 울 아버지 노력이 들어갔지만 모두가 공유해야지'라는 정신이 넘치는 차가운 도시 남자.
...라는 내용이 너무 전형적으로 펼쳐집니다.


여기까지 가장 인상적인 건, 사이버 풍의 디즈니 로고. 두번째로 인상적인 건 경비원 아저씨. 누군가의 침입을 알아챘으면 증원을 불러야지, 옥상까지 혼자 따라가냐. 세번째로 인상적인 건, '야, 얘는 진짜 라이벌인가보다' 싶은 인상의 치프 프로그래머. 생긴 것만으로 이렇게 강렬하게 라이벌스러움을 어필할 수 있다니. 근데 이 사람이 두번 다시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더군요.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 스탭롤에도 안나오지만 사실은 킬리언 머피였어... 주연으로 나오는 모습을 좀 보고 싶네요. ㅠㅠ;;


이 글에서 유일하게 이미지를 써 봅니다. 이 영화 때문에 이미지 검색하기도 귀찮다능.
하지만 까칠한 킬리언 머피의 사진이라면 해외 사이트를 뒤져서라도 올려야만 하는 것이지



그 다음은 뭐 우연히 이러저러해서 그리드 안으로 들어가는데... 20년 전에 만들어 둔 콘솔이 터치 키보드더군요. 그것도 먼지를 쓸어내는 손은 인식 안하고, 타이핑 하는 것만 인식하는 고급사양...이랄까 그냥 스와이프 인식을 못하는 거라고 결론을 내려 두겠습니다. 암튼, 여기서 아들은 아버지의 사용 로그를 뒤져보고 그리드로 들어가게 되는데. 앞에서 강조한 샘의 IT 스킬 발휘는 여기까지. 이후 점점 잉여 인간이 되어갈 뿐.


그리드 안에 들어가서는, 컨트롤 안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오인되어 게임장으로 끌려 갑니다. 거기서 뭐 그냥 이러저러한 게임을 하다가 위기에 몰리자 (어찌어찌 간신히 버티던 게임에서 발려나가면서 샘의 육체적인 능력 발휘도 이젠 더 이상 없ㅋ엉ㅋ 완전잉여체로 진화합니다.), '쿠오라'라는 정체불명의 여인이 도와줘서 산골짜기로 도망을 갑니다. 여기서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끝납니다. 정말로. 아직 영화가 1시간 남았는데.


이후에는, 쿠오라를 따라간 아들은 절망선생이 되어버린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를 보고 속이 뒤집어진 아들은 클루 네이놈! 뒤집어 버리겠다며 뛰쳐나갔다가 함정에 걸리고...
여러가지 시시해보이는 위기를 겪지만... 아버지 희생 덕분에 잘 수습해서 현실로 돌아가고 끝.
......뭐 그런 이야기 입니다. 정말 쓸 말이 없네요.

중간에 ISO라거나 뭐 그런 것도 나오긴 하지만...
비중은 공기와 같을 뿐이고 결론만 잘라 말하면 ISO 덕분에 남주인공은 온라인 들어가서는 여자친구 건져 나왔다는 얘기(...)




영화 스토리랑 설정은 정말 뭐라 깔 말 밖에 안떠오르네요. 스토리는 정말 세 줄 요약이 가능한 수준이라 실망. 설정은, 찌질한 설명을 하려고 시도 안한다는 점이 좋은데 쿨해서 설명을 안하는게 아니라 자기들도 설정을 다 못 끝내서 설명을 안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되네요.


제일 먼저 태클 걸고 싶은게, 등에 달고 다니는 디스크.
처음 그리드에 들어오자 "여기에 너의 기억과 정보가 다 들어 있으심. 잃어버리면 안되심." 이라고 하는데, 그걸 손에 들고 무기로 쓰면서 치고 받고 싸우더군요. 거기다 아무데나 힘껏 던지기까지 해......  저러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으니, 문득 머리 속으로 테두리에 날이 선 신용카드를 들고 목도 따고, 배도 째고 하면서 배틀 로얄을 하는 액션 영화의 구상이 떠올랐습니다. 한마디로 뭔가 아닌 것 같음. 게다가 영화 뒷부분에서 보니 디스크를 서로 바꿔치기를 했는데 별 상관이 없고, 디스크 2개 들고다니는 트론은 누구의 디스크를 들고 다니는 것이며, 아버지는 디스크 없어도 능력은 잘쓰고, 쿠오라는 디스크 없이 현실로그아웃 했는데도 기억도 잘 챙겨서 나온 것 같고... 누가 설명 좀 해주세요. 디스크 그거 중요한 거 아님이라고 해주세요. 물론 아버지의 디스크가 있으면 클루도 현실세계로 갈 수 있다는 중요성은 알겠지만, 다른 장면에서는 별로 안 중요하게 나와서 이 엄청난 온도차가 이상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게다가 저렇게 중요하다면서 남의 디스크도 그냥 땡겨 뽑으면 내꺼인 세상이라니, 공인인증서(...)조차 장착 안된 것인가...


그 다음 태클 걸고 싶은 건 아버지. 대항할 능력이 모자란 것도 아닌데 20년동안 그렇게 히키코모리 짓을 하다니. 그리고 클루는 20년 동안 케빈 플린도 못찾고 대체 뭘 했나. 그렇다고 20년을 기다렸더니 찾아온 아들 놈이 뭘 해결해 낸 것인가!하면 그것도 아닌게, 결국 최종적으론 케빈 플린이랑 크루 2.0 둘이서 승부를 보았습니다. 아들은 그저 짐이 되었을 뿐. 뭔 영화야 이건. 본격 관찰자 시점 영화일까요. 아니면 두 사람의 본격 20년 대기빵 니가와 무비인가.


그리고 트론은 아무 접점도 없이, 아... 내가 나빴구나... 싶었던건지 세뇌가 풀린건지...
뭐 어느쪽 이든 진작 정신차렸으면 좋았을 걸, 리타이어 직전에 그런 변화를 일으키니, 아무 도움도 안되고...
이름도 너무 잠깐 지나가듯 나와서, 대충 본 사람은 알아채기나 했을까... 알아챘어도 신경쓰기나 했을까...
사과해! 영화 제목에게 사과해!


마지막으로 엔딩은 그게 뭔가요? 해뜨는 거 같이 보자는 식의 대화가 있어서, 엔딩에서는 정말 해를 보러 가는 건가! 했는데, 그냥 해가 중천인 시간에 고속도로를 달릴 뿐이잖아! 아무래도 뜨는 해를 보려면 바닷가는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인데 도로만 달리다 끝... 마지막엔 바다 갈 로케 비용도 안남았던 걸까요. OTL




더 까고 싶지만, 너무 내용이 없는 영화라서 더 까기도 힘들군요. 딱 하나, 디즈니 로고 말고도  맘에 드는 게 있습니다. 아버지랑 클루가 입고 나오는, 안감이 부분적으로 빛나는 망토는 초절간지더군요. 노무라 테츠야가 좋아할 것 같은게, 킹덤하츠 다음편에는 이거 나올 것 같음. 이 소품은 진짜 칭찬할 수 밖에 없는 센스인 듯 합니다. 하이앵글에선 안보이고, 로우앵글 잡으면 빛이 보이는게 딱 킹덤하츠용. 게다가 이 영화는 바이크도 타니까 클라우드랑 백발 3형제도 나오면 되겠네요.



...여기서 마무리하려는데 또 깔게 생각나네요.
소품이나 디자인은 상당히 좋은 편인데, 아버지의 은거지에서 밤이 되어 잠이 드는 주인공. 정말 다~~ 좋은데, 문 경첩이 현실 버전입니다. 그거 너무 신경 쓰여요. 전체적으로 다 사이버 세상스러운데 문 경첩만 우리집이랑 똑같애! 카메라 앵글을 돌리던가 뭘로 좀 가려놓지... 그걸 그렇게 솔직하게 카메라로 담아 버리다니.


그리고 은거 중인 아버지의 뒷모습. 다른 사람들은 쫄 옷에 디스크가 등에 붙은 모양인데, 아버지 도 닦으실 때 입은 옷은 옷감이 디스크를 주변을 둥글게 감싸는 모양으로 되어 있더군요. 근데 재봉질이 잘 안된건지, 다림질이 잘 안된건지 디스크 주변이 구깃구깃한게 너무 눈에 띕니다. 다른 소품은 정말 깔끔하게 (고무쫄옷 같은 것도 분할을 정말 잘해서, 움직여도 어색하게 접히고 올라오는 부분이 없을 정도. 감탄했습니다) 되어 있는데, 어째 단가도 별로 안나올 것 같은 천쪼가리 부분에서 이렇게나 허술한지. 물론 정말 아쉬운 건 영화 전체입니다.


또, 이런 영화면 꼭 하나씩 나오는 쥬스(클럽에 있는 사기꾼 흰색 아저씨). 나쁘지 않은 설정인데, 이런 류의 캐릭터는 정말 피부가 생명인 것 같더군요. 조~금 나이가 느껴지는 분장이라 그런지, 캐릭터의 변태성이 안드러납니다. 왜 이런 류의 캐릭터는 죄다 피부가 광택일까? 의문을 가져본 적도 있었는데 안 그런 예를 보니까 광택 피부가 아니면 안되겠더군요. 소중한 교훈.




장점:
망토가 빛난다. 소품 디자인이나, 배경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영화 볼 땐 몰랐던 사실이지만) 킬리언 머피가 나온다.
"정말로" 자막만 3D인 장면을 몸소 체험할 기회가 있음.



단점:
기껏 좋은 배경인데 특이한 점이 없다: 가상 세계니까 보여 줄 수 있는 종류의 비쥬얼 충격이 없음. 후반부의 클럽 싸움씬은 대놓고 시망임. 관리자, 준 관리자 계정을 가진 사람이 있으니 주변을 마구 뒤집어 엎는 장면 같은게 나와줘도 재밌을텐데 그런 거 없ㅋ엉ㅋ. 기껏해야 레이스 끝나고 쿠오라 따라 갈때 장판 뒤집으면서 등장한 오토바이 세대 정도가 좀 특이한 모습일까요. 계속 까고 있는 클럽 격투신은, "그리드 안에서도 다 똑같이 사는구나~ 사람 사는데가 다 그렇지 뭐~" 싶을 정도로 시시합니다. 게다가 주인공 일행은 그저 신나게 발리시기만 할 뿐.




결론: 음... 제목은 새로운 시작인데...
그냥 시리즈가 영영 끝이 나고 말 것 같군요. 어울리는 부제는 '다시 찾아온 끝'?

by 모모판다 | 2011/01/19 00:18 | 트랙백 | 덧글(1)

WE RUN SEOUL 10K 10.24.10

2010년 10월 24일.
작년까지 '나이키 휴먼 레이스'였던 대회명을 WE RUN SEOUL로 개명한 첫 행사.
저는 이번이 첫 참가였습니다.



RUN UNLEASHED!
애플 코리아 식으로 번역하면 '풀려난 질주!' (...)
좀 길어졌지만 괜찮은 현지화인 것 같습니다.





들어가는 입구 약 200미터 구간을 압박하는 오른쪽 발자국, 왼쪽 현수막.
(사진은 들어오다 뒤돌아 찍어 방향이 반대지만;)
그냥 모여서 뛰는 거 아님? 하고 왔다가 깜놀했습니다. 볼거리도 많고 어딘가 축제 분위기.





뭐 저런 것도 떠 있고...





이런 코인도 줍니다. 페리카? (......)





1코인은 1음식으로 교환 가능. 주먹밥, 꼬치, 핫도그 등등...
먹어야 뜁니다.





참가자 전원의 이름이 쓰인 전시물.
단순히 보면 그냥 모여서 10K 뛰는 행사일수도 있는데, 뭔가 감성를 꾹꾹 찔러대는 뭔가가 있네요.
전 이걸 보고, 아 내 이름 내년에도 여기 걸어놔야지 싶더군요.

사진은 못찍었는데, 골판지로 네모난 모양으로 만든 손잡이 달린 블럭이 슥슥 펴면
깔개랑 등받이 달린 간의 의자로 변하는데 거기에도 당연히 빼곡히 적힌 WE RUN SEOUL 10K로고.
역시 나이키. 치밀하게 계획한 범죄행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레이스가 끝나면 공연이 펼쳐질 장소.
참가비 2만원 중 1만원은 바로 자동 기부 처리됩니다.
나머지 1만원으로 실비 처리 한다고 해도 추가로 수억은 깨질 것 같은 행사 규모.
하지만 참가자들은 루나글라이드를 질러대서 나이키에게 보답을 하겠죠. 우리는 노예.





저기 보이는 다리까지 뛰어서...





저~ 너머를 뛰고....






또 뛰어서....





이 다리 건너서 돌아오면 바나나 줍니다. OK?





이건 달리기 마치고 물품 보관소에서 물건 찾는 분들. 녹색이 많아서 행복해요.





잘 뛰었습니다. 왼쪽부터...
왼발, 약속, 후회, 오른발입니다.
저는 약속과 후회의 신발을 신고 뛰지요.
참가자 분 중에 같은 신발 2분 더 계시더군요. 걔네들은 이름이 뭘까요.





The Banana is LIE!!!!!
...는 아니고 제가 사진기 꺼내서 렌즈 튀어나오기전에 다 처먹어서 그렇습니다.
음료수 한 캔, 바나나, 소보로 빵, 시리얼바 인데 다 처먹었습니다.
저 인형은 완주 기념품인데, 양발에 나이키+ 마크가... 네, 스포츠킷 하나 더 살게요.





게스트 45 RPM.
예전에 운동화 먹고~ 노래도 하고~
운동화 먹고~ 공부도 하고~ 하는 노래 부른 분들이더군요.

자학개그가 뭔가... 스며들었어요.
 이번달 벅스 쿠폰으로 이 분들 노래 좀 사드려야겠습니다.




메인(?)공연 DJ DOC.
하늘이형은 실제로 10K 뛰었다는데... 레이스도 하고 공연도 하고 고생많으셨습니다.






창렬이형. 분위기 X 같아졌다고 하는거나
나이키 행사에서 (농담이지만) 아디다스 드립 치는 거... 이래야 DOC지.
그래도 재용이 형 디스는 그만하세요. OTL

시작은? 나 이런 사람이야.
끝은? 나 이런 사람이야.
신났습니다.




이러저러해서 기록은 57분 38초. 55분 안쪽이 목표였는데...
다른 사람들이랑 뛰어본게 이번이 처음이라서 앞사람 추월하는 재미에 오버페이스 해서 망했네요.
5킬로까지는 개인 최고 기록이었는데 그 이후는 소풍나온 할아버지야 ㅋㅋㅋ

내년에는 노래 선곡 잘해서 자기 페이스 잘 지켜서 50분 미만! 이 목표입니다.
57분에 2100 등 정도였으니까, 50분 미만이면 10% 안에 안착이겠죠.






개인적인 생각이나 메모 이거 저거.
- 대충 1시간 15분 즈음이 이내가 목표라면 (심리적으로) 조금 무리하더라도 A 그룹을 선택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 B그룹 대기하는 5분, 왜 그리 뛰고 싶어 심장터지는지. 그리고 빨리 시작하는 그룹이 빨리 돌아오겠죠? (......)

- 티셔츠만 입고 있으면 가방 같은 거 메고 뛰어도 됩니다. 제지없음. (감당할 수만 있다면 청바지 입고 가면쓰고 뛰어도 됩니다... 실제로 그런 분도 있었고) 저는 수력엔진 체질이라 아무래도 내년에는 캐멀백과 함께 해야 할 듯.

- 양말은 두켤레 이상. 레이스 직전에 갈아신고.

- 내년엔 주법을 바꿔봐야... 왠지 오른발 바닥에 엄청 무리가 가네요. 맞는 양말도 찾아 봐야 할 듯.
왼발은 중간에 도로 턱에 걸려서 근육통이 도진것 같지만 이건 사고고. 이건 왜 갑자기 개인적인 얘기야.

- 나이키 플러스를 레이스 중에 사용해서 거리 페이스 맞출 거라면 10.5 ~ 11KM 정도로 맞출 것을 추천. 대강 그래야 끝 거리가 맞는 느낌입니다(하프 포인트부터 카운트 다운 알림이 뜨니, 끝거리를 맞추려면 이정도 늘려 잡아야). 서울 도심에서 딱 10KM 코스를 잡을 순 없을테니 내년도 아마 500미터 정도 더 길듯?

- 전날은 식조절 해도, 아침엔 좀 많이 먹고 갑시다. 이것도 개인적인 얘기.

- 2군데 있는 급수대에는 전반은 생수, 후반은 파워에이드입니다.
앞자리에 낚여서 물 마시지 말고 (필요하면) 몸에 끼얹고, 뒤로 가서 파워에이드 드세요.



...뭐 이정도군요.
딱 일주일만 여유가 있었어도 5분은 줄였을 것 같은데...
하지만 적당히 아쉽게 마무리했군요. 지금의 약속과 후회가 다 닳고 새로운 약속과 후회를 얻어서 내년에 봅시다!

by 모모판다 | 2010/10/26 01:00 | Do something stupid! | 트랙백 | 덧글(1)

마루 밑 아리에티

씻었는데 머리가 안말라!
하지만 지지지난 주(였던 것 같은데, 지난 주는 하루가 1주일 같아서 기억이 안납니다. 달력을 뒤집어 확인 하기도 싫군요)에 보고온 아리에티 이야기를 적어보면 머리가 마를 겁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지브리 작품을 극장에서는 처음 보는 듯...?



아리에티~

아리에티를 보고 왔습니다. 예전엔 '더부살이 아리에티'라는 제목으로 개봉할 것 같은 같더니, 정식으로는 '마루 밑 아리에티'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더군요.

일본어 제목은 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한줄 요약한 내용은 借りぐらしがく頃に (더부살이 울 적에)


이야기 스케일이 작다는 얘기는 얼핏 들었는데, 정말 배경도 이야기도 작고 상영시간도 짧더군요.
배경은 집 한채.
등장인물이 10명. 세스코 아저씨 2명에 택배 아저씨 빼면 그나마 이름(이라도 달려)있는 캐릭터는 7명.
사건 다운 사건도 없는 셈이고, 그나마 한번의 결정적 위기를 만들기 위해 7명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은 오뚜기 3분 미친년이 되어, 맥락도 이유도 없이 급속하게 미쳐가게 됩니다. 그래, 이건 희생인거다. 키이-



 그런데 이런 별 거 없는 내용에서도 스토리 진행이 뜬금없이 날아다닌다는 느낌을 받아서 좀 난감하더군요.
아까도 말했지만 아줌마는 미쳐가고, 쇼우 이 님은 소인들 집이 거기있는 걸 어떻게 알아낸 거야. 찾으러 다니는 모습도 안보이던데요. 무슨 러브하우스도 아니고 대뜸 남의 부엌을 시스템 키친으로 바꿔주는 의도는 또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민폐!
 특히 저는 유독 쇼우 나오는 장면마다 저는 이상하게 느낌이 불편하던데... 정식으로 아리에티랑 대면하자마자 '너네는 멸종될 거임' 드립을 치다가, 아리에티가 반박하자 '미안, 심장이 아파서 그랬음여'. 뭐가 어쨌다고. 지 심장 아픈 김에 너네 망함~식의 멸종 드립도 참 뜬금 없지만, 그것보다 먼저 나오는 장면도 참 이상하더군요. 아리에티가 휴지 빌리러 왔다가 들켰을 때 쇼유가 하는 부분입니다. 마치 다크나이트에서 죠커가 '이 상처 왜 생겼는지 알어?'라고 할 때만큼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의 무슨 스토커가 하는 말 같은 느낌에, 작화도 뭔가 끈적끈적한게 불쾌한 느낌이... 저는 바로 다음 장면에 쇼우가 어디서 파리채라도 들고 와서 아리에티를 내려칠 것 같은 긴장감을 느꼈습니다. 무서워요. 저 장면 연출이 무섭게 다가온 건 저만의 문제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뜬금 없는 행동은 독백이라도 좀 넣어서 처리를 했으면 나아졌을 구석도 있는데, 내 마음 나도 몰라~ 수준의 심리묘사로 다 말아 먹은 듯 하네요.



 인물심리나, 전체적인 흐름은 굉장히 어색한 편이지만, 대신 디테일이 무시무시합니다.. 물방울 표면 장력은 상영 시간 내내 쏟아져 나오고, 아버지와 함께 도적질을 하러가는 동안의 디테일은... 이놈들 이거 그리고 싶어서 이 작품 낸 거 아냐! 싶을 정도. 아버지의 프로페셔널한 움직임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벽타고 하늘 날라다니는 화려한 액션은 아니지만, 스탭이 실제로 해본 건 아닐까 싶을정도로 섬세한 아버지의 동작 묘사가 멋지더군요. 거기다 소품 묘사도 철저해서 작은 사람 입장에서는 억세게 작용하는 가방 벨크로라던가, 양면 테이프의 점성 표현은 제작진의 덕심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장면. 근데 설정상 10cm정도 되는 소인들이라곤 하는데 소품이랑 비교해보면 크기가 들쭉날쭉. 당장 아리에티 머리에 있는 빨래 집게 크기부터가 시망이네요. (......)
 


 음악은 그냥 무난하다는 느낌이랄까, 별로 인상적인게 없는 것 같네요. 그래도 음향 효과는 재밌는게 있더군요.  아리에티가 쇼우 손에 잡히는 순간 소리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장면이나, 처음으로 인간의 방에 들어왔을때 공간감을 강조하는 음향. 그리고 엔딩곡을 들으면서 이건 대체 영어인가 일본어인가 고민했던 약 3분.
 근데 저는 아버지 성우가 왠지 모르게 타치키 후미히코 같고, 스피라 성우는 히야마 노부유키 비슷한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브리니까 정말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는 생각했습니다만)... 알고보니 스피라 성우가 후지와라 타츠야라고 하네요. 깜짝 놀랐습니다.



아무튼 전체적인 느낌은...
"평소 그리고 싶었던 걸 모아 보니, 작은 사람이면 좋겠다...
마침 원작도 있으니 갔다 쓰면 되겠는데...
배경 설정은 어쩌지? 큰 사람들 얘긴 잘 모르겠다, 아줌마는 악역하고, 소년은 착한 거 하자...
어... 저기 호라드릭 큐브가 있네, 다 집어넣고 에잇-☆
근데 칸이 모자라네. 심리묘사는 아웃-☞"
완성되었습니다. 뭔가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하지만 개봉을 시작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그 결과, 옆옆 자리 앉은 어떤 남자분은
"아.... 언제 끝나... (핸드폰 조명이 반짝)"
"으.... 재미없다... (핸드폰 조명이 반짝)"
"나가자... (처맞음)"
이러고 앉아계셨지만, 순간 순간에 집중하면 이정도로 재미없는 건 아닌 듯.

냉정히 말해서 지브리나 빨래집게에 관심이 없으신 분은: '기회가 되면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수준입니다.
뭐든 재밌게 보고, 사소한 것에 모에를 찾는 분들이라면: '아리에티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세요.'





......근데 휴지 다 떨어져서 갖다달라고 엄마가 부탁했는데 쇼우 때문에 시망해서 빈손으로 돌아왔는데...
생활에 곤란이 있다는 묘사가 안나오네요... 휴지... 떨어졌는데... 어떻게 한거지...
궁금하지만... 알고 싶지 않아...OTL

by 모모판다 | 2010/10/03 02:55 | 나의 오덕문화유산 답사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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